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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다시 찾은 가족과 영웅의 의미

by 서하qq 2025. 9. 9.

영화 인크레더블 포스터
영화 인크레더블 포스터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은 단순한 히어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초능력을 지닌 가족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가족과 책임, 그리고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사랑의 가치가 담겨 있다. 미스터 인크레더블로 불리던 밥 파는 한때 모두의 존경을 받았지만, 지금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며 답답해하는 그의 모습은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결국 그는 다시 영웅으로 나서지만, 진짜 힘은 홀로 싸울 때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할 때 발휘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영웅이란 특별한 힘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인크레더블'은 슈퍼히어로 액션을 넘어 따뜻한 가족 영화로 남아 있다.

영웅이었던 남자, 그러나 평범한 가장으로

밥 파, 즉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과거에 누구보다 빛나던 슈퍼히어로였다. 무너지는 건물을 세우고,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며 세상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영웅의 활약이 사회적 부담으로 지적되면서 결국 슈퍼히어로들은 은퇴를 강요받는다. 사람들을 돕고 싶어도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 그는 더 이상 세상을 지키는 존재가 아니라,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처리하는 회사원이 되어버렸다. 겉으론 평범한 중년 가장처럼 보였지만, 마음속에는 늘 답답함이 가득했다.

아내 헬렌, 즉 일라스티걸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아이들을 지키려 했다. 그녀는 주부이자 엄마로서 일상을 꾸려나갔지만, 늘 가족의 안전을 위해 특별한 능력을 숨겨야 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쉬는 누구보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었지만, 학교에서는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바이올렛은 투명해지고 방어막을 펼 수 있었지만, 오히려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더 위축되었다. 막내 잭잭은 아직 능력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부모는 그 역시 특별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가족 모두가 특별했지만, 세상은 그 특별함을 감추라고 요구했다. 이 상황은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다. 우리 역시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과 열정을 억누르고 살아가야 하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억눌린 욕망과 다시 깨어난 용기

밥은 결국 평범한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고, 몰래 과거처럼 누군가를 돕는 일을 시작한다. 그는 다시금 심장이 뛰는 걸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욕망은 곧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게 되고, 가족까지 위기에 빠진다. 여기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위기 속에서 드러난 것은 바로 가족의 힘이었다. 대쉬는 처음으로 마음껏 달리며 그 속도를 무기가 삼았고, 바이올렛은 불안에 떨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모두를 보호했다. 헬렌은 엄마로서뿐 아니라 영웅으로서 가족을 이끌었고, 밥은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현재의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힘을 냈다. 잭잭은 마지막 순간에 다양한 능력을 폭발시키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혼자였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싸움도, 가족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영웅과 악당의 차이가 능력의 크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악당 신드롬은 사실 어린 시절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팬이었지만, 인정받지 못한 경험이 분노로 바뀌어 악당이 되었다. 그는 “누구나 특별해질 수 있다면 결국 아무도 특별하지 않다”고 말하며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려 했다. 하지만 영화는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특별함의 진짜 의미는 능력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있다는 것을. 가족과 세상을 지키려는 마음은 영웅을 만들고, 인정 욕구와 증오는 악당을 만든다.

클라이맥스에서 가족이 합심해 싸우는 장면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다. 밥이 혼자일 때는 늘 무너졌지만, 가족이 함께할 때는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었다.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진짜 영웅담은 화려한 전투가 아니라, 서로를 지켜내는 순간에 완성된다고. 관객은 그 장면에서 단순히 흥분을 느끼는 게 아니라, 자신 역시 가족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영웅들

'인크레더블'은 겉으로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틀을 빌렸지만, 사실은 가족 영화다. 영화가 끝내 보여주려 했던 건 초능력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지켜내는 힘이었다. 밥은 과거의 박수를 그리워했지만, 결국 진짜 지켜야 할 건 무너지는 건물이 아니라 가족이었다. 헬렌은 언제나 가족을 현실에 붙잡아 두었고,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며 한 뼘 더 성장했다. 결국 이 가족은 각자의 다름을 모아 하나의 팀이 되었다.

그래서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영웅은 초능력이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힘을 쓰는 순간, 누구나 영웅이 된다. '인크레더블'은 관객에게도 그 질문을 던진다. 나는 내 삶에서 누군가의 영웅일 수 있을까? 답은 이미 ‘그렇다’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순간에 서로를 지켜내고, 그 마음 때문에 인크레더블해진다.

이 영화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를 영웅 서사 속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화려한 능력이 없어도, 무대 위에 서지 않아도, 우리 각자는 누군가에게 인크레더블한 존재다. '인크레더블'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영웅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당신 곁에 있다.” 그리고 그 말은 영화가 끝나고도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